카산드라
- Manager
- 7일 전
- 1분 분량
어떤 스릴러일까?
차가운 색감과 정교하게 구성된 화면 모든 게 잘 정리되어 있는데 이상하게도 숨이 막혔다.
이건 피가 튀는 범죄도 숨막히는 추격도 아닌데 기묘하게 스릴 넘쳤다.
처음엔 그저 미래 사회의 암울한 한 부분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야기가 흐를수록 진짜 낯선 건 기술이 아니라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었다.
익숙했던 미래가 낯설어졌다
감정은 점점 자리를 잃고 표정은 평평하게 굳어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엔 기능만 남았다. 어울림이 아니라 역할로 대체된 관계 같은 것 말이다.
어떤 결정도 알고리즘이 먼저 계산하고 그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모두가 수긍한다. 문제는 그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인다는 점이었다.
투명해지는 존재감
주인공은 시스템 안에서 점점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누구도 그녀를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모든 게 흐르듯 지나간다. 그 침묵 속에서 그녀는 존재하고 있음 자체를 의심하게 된다.
그걸 지켜보는 내내 나도 함께 흐려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이 사라지고, 남는 건 통계와 결과 뿐인 사회. 섬뜩한 건 그 사회가 우리 일상과 너무도 가까웠다는 점이다.
끝나고 나면 생각이 조용히 이어졌다
이 드라마는 어떤 클라이맥스로 터뜨리기보단 잔잔하게 퍼지는 여운으로 오래 남았다. 무언가를 강하게 말하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라는 질문을 조용히 흘려보낸다.
보고 나면 말이 줄어들고 스크린 밖의 현실이 조금씩 낯설게 보인다.
그게 이 드라마의 진짜 스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