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마이 데드 바디
- Manager
- 6일 전
- 2분 분량
죽은 신랑과 산 형사의 좌충우돌 동거가 시작된다
정의감은 넘치지만 편견도 가득한 경찰 ‘밍한’. 그는 우연히 길에 떨어진 붉은 봉투를 주워들었다가 인생이 완전히 꼬인다. 그것은 바로 유령과의 혼인 청첩장. 게다가 상대는 동성의 남자 유령 ‘마오’. 어이없고 황당하지만, 이상하게 빠져든다.
<메리 마이 데드 바디>는 대만에서 제작된 이색 코미디 스릴러로 장르와 경계를 넘나들며 웃기고, 울리고, 결국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이 조합이 정말 되겠어? 싶지만, 영화는 이 전혀 다른 둘의 관계에 예상 밖의 서사와 감정을 덧붙이며 끝내 관객을 설득해낸다.
코미디인가, 스릴러인가, 힐링 드라마인가
영화의 전개는 속도감 있게 흘러간다. 유령 마오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하며 살인 사건이 진행되는 가운데 빙의, 추격전, 경찰 내부 갈등, 유교적 혼인 관습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얽히면서 진심으로 웃긴다.
특히 밍한과 마오의 티키타카는 이 영화의 핵심이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 게이 유령과 이성애자 경찰, 처음엔 도무지 통하지 않던 이 두 사람의 거리감이 서서히 좁혀지며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이 영화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님을 증명한다.
결국, 이 영화는 사람 이야기다
<메리 마이 데드 바디>는 단지 웃긴 설정만 있는 영화가 아니다.
고인이 된 마오의 사연은 깊고 안타깝다. 미처 말하지 못한 사랑, 인정받지 못한 존재, 놓지 못한 이별. 영화는 그 이야기를 놀랄 만큼 섬세하게 다룬다.
다만 이처럼 인물 간 감정선에 집중하다 보니 중반부 일부에서는 속도감이 다소 느려질 수 있다.
빠른 전개를 기대했다면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감정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또한 밍한 역시 단순한 ‘혐오하는 경찰’이 아니다. 그 역시 자신의 편견, 상처, 외로움과 싸우는 인물이다.
이 영화는 둘의 이야기를 통해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정말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나요?”
귀신도, 살아 있는 사람도 결국 누군가를 기다린다
<메리 마이 데드 바디> 는 단순한 장르 영화로 시작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이상하게도 따뜻하다. 웃기면서도 진심이고 가볍지만 절대 가볍지 않다.
유령 신랑이라는 설정은 결국, '기억 받고 싶은 존재' 의 은유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영화는 조용히 이야기한다.
“어떤 인연은, 죽어서도 끝나지 않아요.”
2022년 대만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화제가 된 이 작품은 현재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다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한 번쯤, 웃고 싶고 울고 싶을 때. 이 유령과 형사의 이야기를 만나보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