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치드
- Manager
- 7월 2일
- 1분 분량
어쩐지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이름. 밀드러드 래치드.
오래전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공포 그 자체로 기억되던 간호사 말이다.
이번에는 그녀의 과거다. 1947년, 한 정신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를 본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일종의 불편한 매력처럼 느껴졌다.
화려한 외피, 섬뜩한 기류
드라마 래치드는 단지 한 간호사의 직장생활을 그리는 작품이 아니다.
화려하고 정갈한 화면, 정신병원 특유의 정숙한 공기, 세련된 옷차림과 정중한 말투 속에 조금씩 '이질감'이 스며든다.
밀드러드는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언제든 온기를 가장할 줄 안다. 하지만 그녀가 웃을수록 이상하게 소름이 돋는다.
인간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가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이유는 사람들이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지를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병원에 들어온 연쇄살인범, 이상한 실험을 시도하는 의사, 자신의 욕망과 권력에 사로잡힌 간호사들.
그들 모두가 조금씩 어그러져 간다. 그리고 그 중심엔 래치드가 있다. 그녀는 언제나, 가장 먼저 파악하고, 가장 마지막에 움직인다. 계산된 친절, 그리고 차갑도록 명확한 결정.
래치드는 악인인가, 구조자인가
래치드는 단숨에 달려가기엔 다소 무거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심리 묘사가 많고, 인물의 표정 하나로 전체 흐름이 뒤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쯤 이 질문이 떠오른다.
“지금 내가 믿고 있는 건, 과연 사실일까?”
사라 폴슨의 래치드는 그런 혼란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