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뻐진 그 여름

그 여름, 우리는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

매년 여름이면 찾아가는 바닷가 별장. 모래사장, 불꽃놀이, 수박 냄새, 익숙한 얼굴들.

그런데 어느 해, 그 모든 풍경이 달라 보이기 시작할 때가 있다.

드라마 《내가 예뻐진 그 여름》은 바로 그 여름의 이야기다.

이사벨 ‘벨리’ 콘클린은 곧 16번째 생일을 맞는 소녀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족과 함께 커즌스 비치의 해변 별장으로 떠나지만 이전과는 다른 설렘이 가슴 한 켠에서 꿈틀댄다.

그건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변화가 찾아온 순간이기 때문.

벨리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피셔 가족의 두 형제,

차분하고 조용한 콘래드와 다정하고 명랑한 제러마이아 사이에서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늘 언니 같았던 엄마들, 늘 놀기만 하던 바다와 모래, 그 모든 것이 달라져 보이는 한 여름의 어느 날.

벨리는 그곳에서 첫사랑과 첫 실망, 그리고 첫 성장통을 겪는다.

이 드라마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마음이 얼마나 섬세하고 어떻게 한 사람을 조금씩, 조용히 변화 시키는지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내가 예뻐진 그 여름》은 사랑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정, 가족, 상실, 질투, 자립. '한 사람이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을 담아낸다.

특히 대사보다 분위기로 전해지는 감정선은 이 시리즈의 큰 매력이다.

해변의 빛, 차 안의 침묵, 파티에서의 눈빛 교환 같은 아주 미세한 순간들이 감정을 증폭 시킨다.

그 여름의 기억이란 게, 늘 그렇듯 시간이 흐를수록 더 선명해지기 마련이다.

이 드라마의 제목은 단순히 ‘예뻐졌다’는 외적인 변화만을 뜻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상처도 받고, 용기도 내고, 마음을 드러내는 법을 배우며 진짜 '예뻐진' 건 아마도 벨리의 내면일지도 모른다.

시리즈 드라마 《내가 예뻐진 그 여름》은 어떤 계절은 그냥 지나가지 않고 우리 안에 오래 남는다는 걸 보여준다.

그건 첫사랑 뿐 아니라 처음으로 나를 마주한 시간 말이다.